서론
- 아그립바왕과 베스도 총독 앞에서 간증과 변론을 한 바울은 구금될만한 이유가 없음이 인정되었지만, 바울이 이미 황제에게 상소했기 때문에, 백부장과 다른 죄수들과 함께 로마로 향하게 된다.
- 목숨이 위태한, 힘겨운 여정길을 통해 로마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 과정 가운데, 바울과 동행한 이들이 어떻게 생명을 잃지 않을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 말씀 나누기를 원한다.
본론
지중해의 겨울항해와 로마로 향하는 겨울철 곡물선
- 고대 시대에 항해는 육안으로 보이는 지형과 달과 별들에 의지해서 항해를 했기 때문에, 날씨가 항해의 중요한 요소였다.
- 가이사랴에서 시돈을 거쳐 구브로 북쪽으로 돌아 소아시아 남부 항구 도시들을 거친 바울 일행은 남서쪽에 위치한 그레데 섬을 거쳐 이달리야로 바로 가려고 했다.
- 9절에서 바울이 이미 그레데의 작은 항구인 미항이라는 곳까지 오는 것만도 힘겹고 간신히 왔기 때문에, 거기서 더 이상 항해를 하지 말기를 청했다.
- 바울이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다” 라고 했는데, 유대인들의 대속죄일을 말한다. 보통 10월에 대속죄일이 오는데, 고대시대에 지중해는 9월달부터 11월까지는 풍세가 위험하기에 항해를 자제했고, 그 이후로 봄까지는 너무 더 위험해서 항해를 하지 말아야 했다.
- 이 위험한 시기에 알렉산드리아 즉, 이집트에서 나오는 곡물을 싣고 온 곡물선은 위험을 무릅쓰고 항해를 하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는 이유는, 겨울에는 이달리야, 로마에 곡물이 더 귀해지고 항해하는 배도 없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곡물을 가지고 가면, 큰 가격에 팔아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선장은 상당한 모험가 기질이 있는 사람이다. 어찌보면 욕심이 많다고 할 수도 있겠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다
- 모험가인 이 선장은 어찌어찌해서 미항이라는 곳까지는 왔는데, 거기서 바울이 겨울을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 조금만 더 항해하면 뵈닉스라는 큰 도시가 있는데, 거기가 오랜기간 머물기가 좋으니, 거기서 머물자며 조금 더 항해길에 나서게 된다.
- 조금 더 욕심을 낸 것이다. 왜냐하면 오른쪽에 큰 섬을 끼고 조심히 항해하면, 서쪽으로 조금은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 큰 도시이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일정을 앞당겨야 이익을 더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조금 더 부린 이 욕심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서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배가 유라굴라 풍랑을 만난다. 유라굴라는 문자 그대로 북동풍이라는 말이다. 지중해의 겨울에는 북동쪽에서 부는 태풍이 잘 일어난다. 내륙으로부터 불어오는 태풍에 밀려 배는 서쪽으로 가지 못하고 계속 남쪽으로 밀려 갔다.
- 시야도 안보일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북진하려는 배가 남쪽으로 떠밀리다보니 계속 옆으로만 이동하게 됐다.
- 몇일을 계속해서 바다에서 파도와 풍랑과 씨름하며, 육지를 보지 못하자, 모두 포기하고 다 내던지고, 구원의 여망마저 없이 바람과 파도가 끌고 가는대로 흘러가게 되었다.
- 그런 절망의 상황에서 바울이 서서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미항에서 떠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다. 하지만 안심하고 우리가 죽지는 않을 것이다. 어제 밤에 하나님의 천사가 별 일 없이 로마에 도착할 것이다 라고 전해주었는데,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
- 여기서 우리가 짚어볼 것은, 욕심이라는 것의 폐해다. 모든 죄의 씨앗이 욕심인 것을 성경은 가르쳐준다. 그리고 그 죄는 결국 생명대신 죽음에 우리를 항상 가깝게 데려간다.
- 미항에서 이미 위태한 시기가 왔음을 선장도 알았고, 모두 알았는데, 거기 머물렀으면 좋았을 것을, 그 댓가는 참혹했다. 싣고 가던 무역물들 다 내던지고, 장비들마저 다 내던지고, 손해만 보게 되었다. 그리고 생명에도 위협을 받게 되었다.
-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본문을 통해 가르쳐 주신다. 우리가 조금 더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혹은 극대화 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기준을 넘어서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상황에서 우리는 그것이 욕심은 아닌가 돌아보아야 한다.
- 그 욕심은 결국 사단이 바울이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로마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풍랑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벌어지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 욕심에 이끌려 죄로 치닿게 되고, 사단이 역사하게 되는 상황 가운데 거하지 않게 되시기를 축원한다.
끝내 망하지 않는 길
- 배 위에 많은 이들이 욕심을 부린 선장과 함께 하는 바람에 죽음에 이를 뻔 했지만, 다행히도, 그것보다 큰 선한 영향력이 있었으니,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는 바울과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 276명이 살아난 것이 기적이다. 바람에 밀려가다가 망망 대해에 그 작은 섬에 정확히 도달한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약속하신대로, 바울은 가이사 앞에 서야만 했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바람과 파도로 인도해 멜리데 섬에 도착하게 하셨다.
- 여기서 너무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 우리의 인생길 가운데 얼마든지 좌초할 수 있다. 실패할 수 있다. 가끔은 욕심이 과해서 크게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상황 가운데서 우리가 생명을 보존하고 실패할지언정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 바울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살아가고 있었기에 그 뿐만 아니라 나머지 275명도 생명을 건졌다. 우리의 삶이 절대적으로 하나님의 계획 안에 거할 때에 나 뿐 아니라,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의 삶을 인도할 수 있는 줄로 믿는다.
- 좌초한 배에 탔을지라도 결국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인도하시므로 말미암아 바다 한가운데서 “한 섬에 걸리게” 하실 줄로 믿는다.
결론
- 인생에는 화복이 있다. 뜻밖의 화를 만날 때도 있고, 더러 욕심을 내다가 화를 크게 당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 일말의 구원도 없다고 느껴질 때에, 우리에게 유일한 소망이 될 한 섬이 있다.
- 그 섬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 나의 삶이 포함될 때에 가능한 피난처이다.
- 항상 하나님의 뜻 안에 살려는 노력으로 어려운 순간마다 화를 면하고 한 섬을 예비받는 삶이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