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보아스는 실컷 먹고 마시고 나서, 흡족한 마음으로 낟가리 곁으로 가서 누웠다. 룻이 살그머니 다가가서, 보아스의 발치를 들치고 누웠다.
룻기 3:7-15
8한밤중이 되었을 때에, 보아스는 으시시 떨면서 돌아눕다가, 웬 여인이 자기 발치께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9″누구요?” 하고 물었다. 룻이 대답하였다. “어른의 종 룻입니다. 어른의 품에 이 종을 안아 주십시오. 어른이야말로 집안 어른으로서 저를 맡아야 할 분이십니다.”
10보아스가 룻에게 말하였다. “이봐요, 룻, 그대는 주님께 복받을 여인이오. 가난하든 부유하든 젊은 남자를 따라감직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지금 그대가 보여 준 갸륵한 마음씨는, 이제까지 보여 준 것보다 더욱더 값진 것이오.
11이제부터는 걱정하지 마시오, 룻. 그대가 바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겠소. 그대가 정숙한 여인이라는 것은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소.
12내가 집안간으로서 그대를 맡아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소. 하지만 그대를 맡아야 할 사람으로, 나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 한 사람 있소.
13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고, 날이 밝거든 봅시다. 그가 집안간으로서 그대를 맡겠다면, 좋소.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그 때에는 내가 그대를 맡겠소. 이것은 내가, 살아 계신 주님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오. 아침까지 여기 누워 있으시오.”
14룻은 새벽녘까지 그의 발치에 누워 있다가, 서로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운 이른 새벽에 일어났다. 이것은 보아스가, 그 여인이 타작 마당에 와서 있었다는 것을 남들이 알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15보아스가 말하였다. “걸치고 있는 겉옷을 이리 가지고 와서, 펴서 꼭 잡으시오.” 보아스는, 룻이 겉옷을 펴서 잡고 있는 동안, 보리를 여섯 번 되어서 그에게 이워 주고는 성읍으로 들어갔다.
룻의 선택은 비상식적이다?
룻이 모압 사람, 즉 이방인이라는 것을 우리는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낯선 땅에 온 것, 시어머니가 떠나가라 하는데도 따라오는 것, 그리고 시키는데로 또 보아스의 발치에 가서 누워 결혼해 달라고 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이 사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식적’인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상식 (common sense)’이 있는 곳에는 항상 ‘이상 (ideal)’ 이 공존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을 초월하는 이상향이 존재합니다. “사람을 기쁘게하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랴”는 사도들의 외침도 생각이 납니다. 룻은 확실히 비상식적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보통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범위를 아래가 아닌 위쪽으로 벗어난 것일 것입니다.
감히 멈출 수 없는 사랑
룻기는 메시아와 메시아를 기다리는 하나님의 백성들 간의 관계를 잘 그려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방식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모습을 룻기를 통해 봅니다. 그렇게 나아갈 때에, 메시아를 예표하고 있는 보아스는 도저히 멈출 수 없는 (unstoppable) 사랑을 시작합니다. 지체하지 않고, 룻을 향해 달려 갑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향해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방식을 택할 때에, 하나님은 감히 어느 것도 멈출 수 없는 사랑으로 우리에게 부어 주십니다.
이방인 우리들
위에서 언급했듯이, 룻은 모압 이방인입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적나라하게 말하면 그냥 쓰레기 취급해도되는 대상입니다. 보아스는 그러나 그녀의 삶의 태도를 이미 알고 있고, 그 뿐만 아니라,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알고 (11절)” 있습니다. 룻은 이방인이지만 빛입니다.
우리는 이방인으로써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저 은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알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라고 불러 주신 것입니다.